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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by 주님처럼 2023. 5. 25.

저희 집에서 교회로 가려면 Veterans Blvd. 길을 이용해야 합니다. 최근에 그 도로를 새로 포장하려고 그런지 공사 중에 있습니다. 자동차가 다니기에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평평하지 않은 도로면 때문에 자동차가 약간씩 흔들립니다. 지금은 잠시 공사가 중단되어 있지만 공사가 있는 날이면 차선을 막아 하루 종일 심한 정체가 빚어지기도 합니다.

 

매일 그 곳을 지나가면서 처음에는 불평 아닌 불평을 했습니다. 도로 상태가 최상은 아니지만 새로 포장을 할만큼 나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도시 내에 있는 다른 도로들과 비교해 볼 때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도로를 포장할 것이라면 차라리 도로 사정이 아주 좋지 않은 곳을 해야지, 포장하지 않아도 될 곳인데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예산을 낭비하고, 도로만 파헤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며 마음에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가진 생각이 짧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자신이 좀 불편하다고 그들(공사측, 또는 시당국)의 계획이나 생각도 알지 못한 채 무조건 불편해 하고 불평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괜찮은 도로를 왜 포장하려고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한 일인데, 그 내막을 모르고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설명을 들어보고 나서 그 때가서 불평할 수 있을 텐데 설명도 들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생각하고, 마음대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내 중심적인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한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들을 향한 비난이나 불평이 사라지게 되었고 불편한 것을 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곳을 지나치는 것이 사실 그렇게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나의 생각이 그렇게 만들어갔던 것입니다. 크게 불편하지 않고, 큰 문제가 아닌 것도 내 입장에서만 보면 큰 불편, 큰 문제처럼 보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고 그래서 불편도 감수하게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난과 불평, 원망하는 마음은 우리의 마음을 묶어 우리의 행동까지 구속합니다. 불평과 원망과 비난의 사람치고 얼굴에 미소를 띠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해하는 마음은 우리의 마음을 더 부드럽게 하고 사람들에게 상냥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마음으로부터 나옵니다.

 

불평과 원망과 비난과 미움은 주님이 주시는 마음이 아닙니다. 내 안에 그런 마음이 있다면 하루속히 빨리 떨쳐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마음이 병들어 갑니다. 주님이 주시는 마음은 용서와 이해와 사랑과 용납의 마음입니다.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입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 4:1-3).